【덕암 칼럼】 다 잃어도 동방예의지국 자존심은 지켜야

원충만 선임기자 | 입력 : 2020/09/18 [02:31]

▲ 정치, 종교, 상업적 편견없는 공정한 입장을 대신하는 덕암 김균식 회장 ©원충만 선임기자

 

[신한뉴스=원충만 선임기자] 눈만 뜨면 코로나19로 시작해 눈감을 때까지 코로나19다. 다른 이슈들도 넘쳐나는데 오직 코로나19 아니면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의 병역문제가 뉴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언론이나 국회는 사회발전에 정작 필요한 여론 주도나 정보의 가치를 지닌 소식보다는 트집잡기 놀이를 하는 것처럼 사사건건 말 한마디 토시 하나만으로 대정부질문의 귀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다 그렇다 하면 치도곤을 당하기 십상이니 일부라 치자, 한번만 더 생각해보면 현재 필요한 정보는 서민들의 살림에 보탬이 되는 소식이고 민생처리법안에 대한 국회의 신속한 협의가 필요한 것이지 당장 불난 집에 어떤 소화기를 사용해야 할지 갑론을박 하는 모양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는 잠시 주춤하던 지역 상권이 숨을 쉬는가 싶지만 이미 그러기엔 너무 내려앉았고 수습 불가의 상태로 접어들었다.

정책을 짜는 정부가 조금만 더 신중했으면 싶은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 백성들은 당장 죽네 사네 하는데 보조금 나눠주는 기준이나 금액이나 대상에 대해 온통 불만들인 걸 아는지 모르는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한쪽에서는 움직이지 말라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숙박권을 대대적으로 풀어 경기 활성화에 일조하라 하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아주 난감이다. 이미 기다리다 지쳐 숨이 끊어진 사람한테 헌혈하라며 혈액 봉지를 나눠주는 격이다. 추석 명절에 움직이지 말라 한다. 다니면 감염확산 우려가 있다 하니 일각에서는 며느리들 신났다는 표현을 아끼지 않고 이참에 국내 여행객들이 늘어나는 현상은 뭐라 해석할까.

부모님들 찾아뵙지 않는 목적이 엉뚱한 곳으로 차를 돌리는 여지를 주는 가운데 점점 미풍양속은 먼 나라 이야기기 되어간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렇다는 것이다.

이쯤하고 물질 만능 시대에 접어들면서 우리가 얻은 편안함과 고급화된 의식주가 발전의 일면이었다면 물질만큼 정신적 성장이 동반되지 못한 이유로 사라진 예의는 어디서 찾을까. 하나를 얻고 둘을 잃으면 무슨 소용일까. 물질을 얻고 문화를 잃었으며 편익을 구하느라 세대 간의 공감대를 잃었다. 서로 아껴주고 공경하기보다 윗사람 말을 무시하는 경향이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

지구가 중심이라는 자부심으로 인류의 문화혁명을 리드하는 중국, 지리적으로 볼 때 인식되기도 어려울 만큼 작은 나라 한반도지만 우리가 가진 소중한 것은 찬란한 문화유산과 어른을 섬기는 예절이었다. 중국에서는 부모의 편의와 섬길 수 있는 환경을 위해 직장도 영업장도 옮기는 것을 당연시한다.

반면 중국보다 비교도 안 될 만큼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명성을 떨쳤던 한국이 이제 예절의 종말을 향해 한걸음 씩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언제부턴가 방송이나 SNS에서 유행하면 곧 신조어가 되고 일반시민들이 아무 생각 없이 모방하면서 일상의 언어가 된다.

대장을 의미하는 짱과 짜증난다는 짱은 다 알아듣는 단어고 케케묵은 노친네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 꼰대, 아재라 부르는가 하면 나 때는 말이야 하고 운을 떼는 라떼, 입 좀 다물고 있지 노인이 잔소리가 많다 해서 틀딱 이라는 단어도 등장한다.

틀니가 딱딱거리는 소리가 난다는 의미인데 입 닥치고 있으라는 소리다. 언제부터 어른의 훈계가 이처럼 천박한 신세가 되었을까. 이 밖에 영혼까지 끌어들인다는 영끌, 모르는 사람이 간첩이다. 일명 밥상머리 교육으로 위아래 예의를 지키는 기준이 공고히 서 있던 시절에는 상상도 못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자산은 삼성·현대가 쌓은 경제력도 유명 스타가 만든 화려한 금메달이나 한류문화도 있겠지만 오천년 역사를 지내오면서 우리민족만이 가진 찬란한 영적 금자탑인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결혼도 못하고 장례도 못 치르며 민족 대 명절 부모·자식간에 만나지도 말라는 것은 일반상식을 넘는 방침이다.

하지만 어쩌랴 쓰네 다네 했다가는 감히 코로나19한테 덤비는 것이며 이는 곧 국민건강에 역행하는 반역으로 치부되는 세상이다. 안 그래도 없는 돈에 고향 가는 일이 수월찮은 판에 감염확산 방지라는 대의명분이 있으니 누가 감히 뭐라고 나설 것인가.

이제 추석명절이 보름 남짓 남았다. 과거처럼 선물꾸러미 싸 들고 다니진 못하더라도 부모님 찾아뵙고 친·인척 간에 담소를 나누는 것까지 코로나19로 막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과연 옳을까.

그런다고 코로나19가 확산하지 않는 과학적 증거나 타당성 있는 논리가 있을까. 일명 깜깜이 환자확산의 %만으로 갖다 붙이기만 하면 만능통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훗날 후손들이 어떤 식으로 현재 상황을 해석하고 참고할 것인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안 그래도 삭막해진 위아래 사람 간의 위계질서가 더욱 무참히 무너지는 현상을 어찌해 볼 수 없는 실정이다.

 

치솟는 물가, 먼지 나는 지갑에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는 절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정녕 희망적인 메시지는 없는 것인가. 없이 살아도 깨끗하게 살고 반듯하고 공손한 자세로 한민족의 자존심은 지켜야 하지 않을까. 

글/경인매일 회장 덕암 김균식

 

신한뉴스 ▷대한민국의 자존심

원충만 선임기자

fdn80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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