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개천절】 내 생일, 부모생신, 나라 국경일 개천절

원충만 선임기자 | 입력 : 2020/10/04 [18:36]

 

▲ 정치, 종교, 상업적 편견없는공정한 입장을 대신하는 덕암 김균식 회장 ©원충만 선임기자

 

[신한뉴스=원충만 선임기자] 103일 개천절은 삼일절, 제헌절, 광복절에 이어 우리말의 가치를 알리는 한글날로 5대 국경일 중 하나지만 이를 알고 있고 태극기라도 계양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올해는 서기로 2020년인데 단기로는 몇 년일까.

또 단기라는 말이 왜 지금도 전해지며 국가에서는 국경일로 정해졌을까. 당연히 근거와 가치가 있으며 한민족의 후손으로서 경축해야할 권리와 의무가 있는 것이다. 불교에서도 태국,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에서 BC 544년을 기준으로 기념하는 남방불기가 있고 중국, 한국, 일본 등에서 BC 1026년을 기준으로 하는 북방불기가 있다.

서기는 예수님 재림 이후 년도를 기록하기 시작한 것이 출발이고 단기는 단군이 고조선을 건국했다고 알려진 기원전 2333년을 단기 1년으로 헤아리는 연호다. 가령 올해가 2020년이면 2333년을 더한 단기 4353년이 되는 것이다.

적어도 우리 민족의 근원이 언제부터 인지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한국사 연대표 한번 만 뒤져봐도 금방 알 수 있는 우리민족의 근원, 아무리 바빠도 한 번 쯤은 짚고 넘어간다면 후손들이 물어도 어영부영하기보다 이러고저러고 말해 줄 수 있는 부모가 되어야 할 것이다.

모든 국민들이 업무와 생활의 기준을 예수 재림의 서기를 기준으로 쓰다 보니 단기라는 말자체가 멀고먼 남의 나라 이야기 같지만 알고 보면 우리 민족의 출발점인 단기도 병행해야 하는 게 맞는 것이다.

마치 자신의 생일을 잃어버리듯 민족의 출발을 인정하지 않으며 역대 모든 대통령도 터부시 하는 국경일이 되어 버렸다. 해마다 치러지는 개천절 행사에 대통령이 직접 단상에 나선적은 없었다.

일각에서는 우상숭배의 근거가 되어 기독교인들의 실표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와 지적도 있었으며 또 다른 측면에서는 나름 일정상 부득이 불참했을 여지도 있었지만 이미 정해진 날의 기념에 국가의 대표가 나서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결코 당연하다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다.

개천절은 어떤 날일까. 오래전 초등학교 재학 때 학교에서 음악시간에 배웠던 우리가 물이라면 새암이 있고 나무라면 뿌리가 있다는 가사가 기억난다. 당연히 샘이 있어야 개천이 있고 강물이 있으며 바다로 이어질텐데 처음부터 바다는 아니었으니 그 원천의 근거는 시작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뿌리 없는 나무가 있을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은 누구나 탄생일을 가장 중요한 날로 기념하는 풍습이 있다. 개인적으로 각자의 생일은 물론 집에서 키우는 애완견도 생일을 챙겨주는 시대가 되었고 북한에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나 선대의 생일을 국가적인 기념일로 행사를 치렀다.

사람뿐만 아니라 부처님 오신 날인 석가탄신일 음력 48일의 대대적인 봉축행사, 예수님 오신날인 성탄절 1225일의 크리스마스 행사는 지구전체가 떠들썩하다. 그러면서 우리민족의 생일날인 개천절은 이제 빨간 글씨의 공휴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날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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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개천절 경축식에서 민족의 뿌리를 자부심으로 공감하고 후손들의 번영을 축원해야할 대통령과 국무위원을 포함한 삼부 요인이 보이지 않고 이낙연 대표와 김종인 위원장만이 나란히 행사장을 찾았다.


반만년 이상의 역사와 세계 최초의 문명국을 세운 한민족의 근원이 정치적 계산에 따라 오고 말고가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이쯤하고 우리 국민들이 국가의 주권자라며 필요할 때만 오천년 역사를 지녔느니 배달민족이니 하지만 배달민족은 음식 배달하는 것으로 더 인식되었고 왜 오천년인지는 모르고 사는 게 대부분이다.

일단 지구의 리더 격인 미국만 비교해보자. 1492년 콜럼버스가 인디언들만 사는 미국 땅을 발견했을 때 한국은 50년 전에 세종이 훈민정음을 반포했고 성종이 즉위하여 경국대전을 반포하던 해였다. 1783년 영국이 미국의 독립을 승인했을 당시 조선은 22대 왕인 정조대왕이 선정을 펼치며 백성은 태평성대를 누리던 시절이었다.

돌이켜보면 역사적으로 비교조차 안 되는 햇병아리가 기적처럼 자라서 솔개가 된 것이나 다름없지만 어쩌랴 모든 게 현실이고 역사만 길었지 약소국가로서 강대국의 장난질에 험난한 여정을 보낸 민족이다.

위로는 오랑캐가 아래로는 쪽바리가, 멀리서는 미, , , 등 강대국들이 시도 때도 없이 쳐들어와 국보급 문화재를 손에 잡히는 대로 가져가는가 하면 약탈과 겁탈로 들들볶다 못해 동족상잔도 일으키고 지금까지 서로 이간질하며 대립토록 만든 적국들이 도처에 산적하다.

지구상에서 가장 찬란한 역사, 문자올림픽에서 1위를 놓치지 않는 과학적 문자를 사용하는 나라, 가장 많은 전란을 겪고도 마치 아무 일 없다는 듯 금방 잊고 적응하는 민족, 다 죽은 것 같아도 보란 듯이 털고 일어나는 저력, 그래서인지 현재의 난국이 별로 우려스럽지 않다.

빨간 글씨가 노는 날이고 그리 깊이 알 것 없고 즐기며 살라고 먼저가신 호국열사들이 목숨 받친 것일진대 현재의 후손들이 누리고 살면 되는 것이지 굳이 지금 와서 알아줘야 할까.

이러다 혼란이 전란이 되는 싸이클이 닥치면 겪으면 되는 것이고 그 때가 되면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치는 이, 적국에게 붙어 아군의 전황을 고자질하며 후손들까지 출세하는 이가 번복되지 않을까.

우리는 그렇게 오천년을 살아왔지만 이대로 인구절벽에서 추락한다면 단일민족의 자긍심보다는 후손들이 끊기고 외국인들의 자궁을 빌려야만 연명해 갈 수 있는 시대가 우려될 뿐이다.

글/경인매일 회장 덕암 김균식

 

신한뉴스 ▷덕암칼럼-개천절의 의미

원충만 선임기자

fdn80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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