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인사청탁도 처벌받나요?

김덕만박사(정치학)/전) 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홍천군홍보대사

신한뉴스 | 입력 : 2020/11/03 [22:11]

 

 

▲ 김덕만박사

 

기자생활에 이어 국민권익위원회에서 7년간 부패예방정책 홍보책임자로 봉직해 온 필자는 청탁 금지법이 10년에 걸쳐 제정되는 과정에 나름대로 법제정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깊게 인식하고 다양한 정책홍보를 실천했습니다공직을 은퇴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청렴전도사를 자처하며 청렴캠페인을 전개했습니다. 3천 여 건의 정책홍보성 기고와 2백 여 회 방송, 500 여 회의 청렴강의 실적이 그것입니다.

 

이 가운데 지역 몇몇 언론과 제휴로 주간단위로 집필하는 [알쏭달쏭 청탁금지법 이야기 시리즈]는 200 여회에 이릅니다오랫동안 도와 준 언론인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호부터는 [청탁금지법 판례]를 중심으로 쉽게 해설해 보고자 합니다청탁금지법이 2016년 9월 28일 시행됐죠. 4년이 지나는 동안 판례도 좀 늘어나고 해서 공직자들이 헷갈리기 쉬운 사례 중심으로 정리해 드립니다판례는 언론에 보도된 내용과 국민권익위원회가 수집 정리한 [청탁금지법 주요 판례집]을 참고로 했습니다.

 

Q.실패한 인사청탁도 처벌받나요?

A. 처벌 받습니다청탁배경을 좀 보죠국영 공기업에 근무 중인 가명 나 청탁 부장은 아들이 자신이 근무하는 본사에 입사 지원을 해서 필기시험을 합격하고 면접을 앞두고 있었습니다나청탁 부장은 본사 채용담당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의 면접번호를 알아냈습니다그리고 면접위원으로 선발될 가능성이 있는 본사 직원들에게 모두 전화를 걸어 "아들이 면접을 보는데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아들의 면접번호를 알려줬습니다.

실제로 나 부장과 통화한 직원 중 6명이 면접위원으로 선정됐습니다면접관들은 전화통화에서 전달받은 면접번호로 나 부장의 아들이 누구인지 당연히 알 수 있었지요.

그런데 다행히도 면접시험 실시 전에 공기업에서 실시한 감사에서 부정청탁 사실이 적발되었습니다감사실에서 신입사원 채용과 관련된 면접위원들의 휴대폰 통화내역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면접번호가 유출되었던 사실이 적발된 것입니다.

나 부장은 이 사건으로 인해 3개월 정직 처분을 받게 됐습니다또 부정청탁 사실이 적발된 나 부장의 아들은 결국 실무면접을 볼 수 없었습니다부정(不精)한 방법으로 목적을 이루려 했던 잘못된 부정(父情)이 가져온 결과입니다.

나 부장은 공기업 부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아들의 면접번호를 알아내는 부정행위를 저질렀습니다또 면접위원들에게 직접 인사청탁을 해어느 곳보다 공정해야 할 공기업의 채용을 방해했습니다.

 

Q. 나 부장은 어떤 법적인 책임을 지게 될까요?

A. 먼저 나 부장이 근무한 공기업은 공직자윤리법」 상의 '공직유관단체'공기업의 임직원은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에 따라 부정청탁시 처벌을 받는 '공직자등'에 해당됩니다나 부장은 '공직자등'에 해당하기 때문에 청탁금지법에 따라 부정청탁을 하면 처벌을 받게 됩니다.

사건을 담당한 서울북부지방법원도 "나 부장이 아들의 면접관들에게 전화를 걸어 좋은 평가를 부탁한 것은 부정청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부정청탁 처벌조항 청탁금지법」 23조 제1항 제1호에 해당합니다3자를 위해 다른 공직자등에게 부정청탁을 한 공직자등에게는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되어 있습니다.

 

Q. 나 부장의 청탁은 도중에 적발되어 무산되었고회사로부터 중징계도 받았는데 법적인 책임을 또 져야 할까요?

A. 어느 분야보다도 공정해야 할 공공기관의 인사에서 청년세대의 상대적 박탈감을 가중시키는 비위를 저지르려 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비난을 받아 마땅합니다재판부 역시 간부의 직위를 이용해서 기밀에 해당하는 면접번호를 알아내고면접관 후보자들에게 자신의 아들에 대한 취업청탁을 한 행위는 공정채용을 방해한 중대한 불법행위라고 판단하여 나 부장에게 1천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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