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호 초대기획 - 내 안의 행복 이야기 展

2023년 3월 청목미술관 초대기획 전시

선동휘 | 입력 : 2023/03/03 [18:08]
 
◇ 전시일정 : 2023. 2. 28 (화) ~ 2023. 3. 27 (월)
◇ 전시장소 : 청목미술관 전시실 (청목빌딩 1층)
 

   


   

송지호 초대기획-내 안의 행복 이야기 展이 2023년 2월 28일부터 3월 27일까지  청목미술관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2023년 계묘년(癸卯年) 토끼해를 맞이하여 우리 지역에서 시각적 역량이 출중한 “행복 토끼” 작가인 송지호 작가를 초대한 기획전이다.  
 
이번 전시에는 장지(한지) 또는 캔버스 위에 아크릴이나 유화로 작업한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500호(정방형 244x244cm) 1점과 100호(정방형 122x122cm) 작품 10여 점 등 대작 11점을 포함하여 총 22점으로 구성된다. 토끼해에 걸맞은 토끼 작가 송지호의 작업은 작가 정체성을 반영한 독창적인 토끼 재해석 작품으로,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행복 에너지를 강렬하게 전달하는 작품이기에 국내외에서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전시 기획의 글]
 
□ 소소한 일상에서 건져 올린 행복 토끼
◇ 김순아(청목미술관 학예실장)
 
□ 삶에서 가슴 뛸만한 일들이 점점 줄어든다고 느꼈을 때 스스로 자문했던‘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응답에서 작가의 작업은 출발한다. ‘자신이 가진 것을 온전히 누리는 것, 제대로 즐기는 것’이 작가가 얻은 답이다. 이를 주요 모티프로 삼아 작가는 자유로운 구상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작가에게 반가운 선물처럼 새로운 생명으로 왔던 딸 아이, 그와 함께하는 것이‘행복’의 중심에 있다. 이렇게 아이와 함께하는 평범한 날의 위대함, 작은 것에 대한 소중함, 일상의 소중함, 함께 하고 싶은 모든 순간순간을 작업에 담았다. 우리의 의도와 무관하게 던져진 세상에서 감내해야 하는 삶. 그 속에서 매 순간 온몸으로 체득하는 호흡이요, 살아 있는 심장 박동이요, 온 세포의 반향이 그의 작업이다. 달콤함과 설렘에 빠져 보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화면에 넘치게 담았다. ‘누구나 그의 삶 자체가 예술이 될 수 있다. 우리의 모든 생활의 장(場)이 바로 무대가 될 수 있다.’ 예술은 이성적 판단하에 체계화하여 이해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좀 더 직관적이고 감각적, 감성적으로 느끼는 것이 옳다. 생활 속에서 몸으로 직접 느끼고 살면서 체험하는 것이 예술의 근간이 되었다. 작가의 작업이 그렇다.
 
송지호 작가의 ‘행복 토끼’는 동양 명리학의 10천간과 12지지에서 출발한다. 작가와 딸 아이가 똑같이 가진‘토끼띠’라는 고유하면서도 보편적인 정체성에서 작업을 시작하여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과 행복에 방점을 두었다. 더 행복한 존재, 더 기쁜 날들, 함께하면 더 감사한 가족과 삶의 순간들을 구현함으로써 보는 이들이 저절로 평안과 기쁨을 느끼도록 뿜뿜 내뿜는 행복 에너지를 선사한다. 작품을 대하면 보는 이도 함께 춤추고 놀이하고 휴식하고 싶어진다. 작가의 작업은 행복 바이러스의 전파다. 
 
긴 귀, 검게 방울진 눈, 귀엽고 재미있는 표정, 짧은 꼬리, 길쭉한 두 쌍의 앞니, 갈라진 입술, 긴 수염이 있기에 화면에 올리면 그 시각적 즐거움과 감동이 극대화된다. 뒷다리가 앞다리보다 훨씬 길어 잘 뛰는 특성은 활력을 주는 작업의 대상으로 딱 들어맞는다. 작품 제목을 보면 회복, 쉼, 활력, 남 부럽지 않음, 세상은 온통 우리 것, 좋은 기운이 가득하다. ‘너를 위한 선물, 기다림, 출발, 햇살 좋은 날, 내 마음이 닿는 곳, 설레임, 비밀의 정원, 행복, 달콤한 휴식1,2, Sunday, Dance Party, Party, 유혹 …’ 작가는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표현하는 방식을 택한다. 일상 속의 감사와 소중함이 작업으로 연결된다. 자신의 아이와 함께 그림으로 소통하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익살스럽고 동화적인 상상력이 구현되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그 위에 작가가 구현하는 독특한 형상과 색과 감각을 반영한 토끼의 다양한 스토리로 채워질 것이다.
 
고대 인도의 범어에서 달을 의미하는 사샹크(shashank)는‘토끼’를 의미하는 샤쉬(shash)와 ‘표적이 있는(marked)’을 나타내는 앙크(ank)의 두 단어에서 파생되었다고 한다. 인도 사람들은 보름달에서 보이는‘회색 표적’을 토끼 모양과 관련지었다. 달과 연계되면서 토끼는 우리에게도 상상의 근원이 되는 신비로운 영물이었고 토끼처럼 평화롭고 풍요로운 세계에서 근심 없이 살 수 있는 이상 세계를 꿈꾸었다. 토끼는 장수의 상징이며, 달의 정령으로 자리 잡고 있기도 했다. 민화에서 토끼는 가정의 화목과 부부애, 그리고 풍요와 번영을 상징하는 동물이었다. 현대에 들어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소설, 동요 등 다양한 매체 속에 등장하는 토끼는 친근하고 익숙하며 인기 좋은 모티브가 되었다. 토끼 가족이 떡방아를 찧으며 천년만년 평화롭게 살고 있다는 보름달의 부드럽고 은은한 파동을 환기한다. 작고 유약해 보이지만 특유의 재치와 지혜, 굳건한 배짱과 강단을 발휘해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며 생존하는 점 또한 토끼의 일반적 특성이다. 
 
국내외 미술 지각변동의 큰 흐름으로 1980년대라는 거대한 물결을 함께 호흡했던 미술로, 우리나라에서는 집단적 미술운동인 민중미술과 형상 미술의 흐름이 있었다. 작가의 작업은 한국 미술사 관점에서 보면, 1980년대 개인적 상상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구상미술로 이미지의 회복을 이루어 낸 형상 미술을 넘어선다. 형상은 이미지가 확연히 드러나는 회화 개념으로 돌아오며 일상적인 생활양식과 상황 의식을 제시하기에 유력한 양식이 된다. 이는 종래의 재현이나 모사 중심의 낡은 구상회화와는 다른 유형의 작품으로 전개되었다. 
 
송 작가의 작업은 형상 중심 미술에서 몇 걸음 더 나아가는 작업을 보여준다. 작가만의 독창적인 구도, 선, 색, 내밀한 세부 표현, 분위기의 회복이다. 애니메이션, 만화 등에서 볼 수 있는 단축, 생략, 과장, 왜곡 등 자유로운 변형이 작가의 화면에 가득하다. 디지털 매체의 확산이 활발한 동시대 특성 또한 반영된다. 작가의 창작 역량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중이다. 회화라는 매체에 디지털을 넘어서는 감동을 확연히 담아내고 있다. 
 
‘토끼’라는 모티브는 다른 맥락의 미술사에서 놀라울 만큼 다채롭다. 뒤러(Albrecht Dürer)의 극사실적 토끼, 백남준의 달에 사는 토끼, 요셉 보이스(Joseph Beuys)의 죽은 토끼 은유, 제프 쿤스(Jeff Koons)의 값비싼 토끼 등이 그렇다. 독일 작가 뒤러의 수채화‘야생 토끼’(1502년)는 “눈에 보이는 세상을 끈기와 인내로 충실하게 표현해 내고자 한 대표적인 작품이며, 인간의 손으로 도달할 수 있는 사실성의 극치까지 이르려는 장인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백남준의 ‘달에 사는 토끼’도 같은 맥락에서 오래전부터 인류의 상상력을 자극해 온 토끼의 의미를 재치 있게 드러낸다. 백남준은 1996년에 텔레비전 수상기 앞에 토끼를 배치한 미디어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여기서 토끼는 마치 수도승처럼 텔레비전 모니터에 잡힌 보름달을 묵묵히 감상하고 있다. 요셉 보이스(Joseph Beuys)의 퍼포먼스 작품 ‘죽은 토끼에게 어떻게 그림을 설명할 것인가’에 나오는 죽은 토끼 또한 미술사에서 의미 있다. “인간에게 스승이 있다면 바로 토끼다. 토끼는 인간 영혼을 높여주고 촉진하는 영매자다. 그 어렵다는 현대미술을 토끼가 사람보다 더 잘 이해한다.” 마지막으로 제프 쿤스의 조각 ‘토끼’(1986년)이다. 이 작품은 2019년 소더비 경매에서 1000억 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됐다. 이로써 이 작품은 “예술가의 붓 터치, 예술가의 사상 따위는 필요 없는, ‘비싸기로 유명한’ 것이 가장 주목받는 시대의 상징”이 되었다.
 
토끼 콘텐츠가 무한하다. 2023년 계묘년 (癸卯年) 토끼해를 맞아‘행복 토끼’작가를 초대한 기획전이 뜻깊다. ‘행복 토끼’를 작가만의 독창적인 해석으로 조명한 작업이 앞으로 어떤 맥락으로 전개되고 도약할 것인지 기대가 크다. 행복의 다른 이름인 사랑, 감사, 기쁨이 충만할 때 자존감이 높아지고 인간이 지닌 잠재적 역량이 폭발적으로 발휘된다고 한다. 
 
소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감사,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근간에는 가족 사랑이 있다. 가족사랑은 이웃사랑으로 확대되어 건강한 사회의 초석이요 핵심이 될 것이다. 이것이 개인에서 사회 및 인류와의 연대로 번져가는 힘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많은 것이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러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경향은 인류 존속의 가능성을 높이는 기반이 될 것이다. 
 
오늘날 SNS에서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들이 대중이 공감, 공유하는 보편성을 확보하고 향유의 영역은 폭발적으로 커진다. 이런 추세를 주도하는 작가의 작업이기에 더욱 기대된다. 
 
 
[작가노트]
 
행복이란 뭘까? 걱정 없이 잠이 드는 저녁, 때론 더운밥 한 공기와 찬바람을 피할 공간이 있는 것으로도 우리들의 삶은 행복으로 가득하다. 행복은 봄볕이 드는 창가에 앉아 차 한잔을 마시는 소소함, 소나기가 들이치는 여름의 화창하다가 궂은 날씨에서도 느낄 수 있다. 어느 날은 예측하기 어렵고, 눈발이 날리는 겨울의 변덕스러운 날씨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대하는 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로 나타난다. 어떤 이는 비가 오는 것이 싫고 짜증이 날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단비 같은 존재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무심하게 지나가는 시간이 많았다. 바쁜 일상을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며 보냈다. 그렇다고 싫거나 무의미한 시간을 보낸 적은 없었다. 단지 가슴 뛸만한 일들이 점점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무미건조한 삶 앞에서, 일생일대의 사건이 터졌다. 너무나 오랫동안 기다렸던, 그토록 바라던 아이가 생긴 것이다. 계획에 없었던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의 격려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 없던 용기까지 생겼다.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 졌으나,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라 생각했다. 
 
 “행복이란 내가 갖지 못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즐기는 것이다.”라고 배우 린 피터스는 말했다. 선물처럼 내게 온 아이를 통해서 삶의 많은 자락이 펄럭였다. 아이가 주는 기쁨과 환희로 이미 내 몸은 날고 있었으니 말이다. 간절히 원하던 것을 내 손안에 쥐어졌을 때의 소중함처럼,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것이 많아졌다. 무겁게 내려앉아 있던 집안 공기는 아이의 존재만으로도 모든 것이 깃털처럼 가볍게 느껴졌다. 
 
 여느 부모의 마음처럼 일상의 모든 일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솜털이 남아있는 딸과 처음 눈이 마주친 기억은 잊을 수 없다. 커다란 눈을 깜박거리며 우는 소리는 신기하고 가슴이 벅찼다. 이때부터였다. 딸아이의 하루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평범하지만 아빠가 그려주는 딸아이의 일상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꼬물대던 손가락, 발장난을 치며 웃던 모습, 처음 발걸음을 떼었을 때의 뒤뚱거리던 모습, 정성스레 만든 이유식을 먹던 모습. 옹알이하며 아빠하고 서툴게 말하던 모습, 응가를 하느라 힘을 주던 모습, 딸아이의 움직임 하나하나, 가지고 놀던 딸랑이 장난감, 그리고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딸아이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싶은 아빠의 마음과 교감하고 싶은 마음이 지금의 행복 토끼로 탄생 된 것이다. 항상 미소 짓고 있는 행복이처럼 딸아이도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보태며 말이다.
 
 누가 그랬던가. 선물은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크다고, 틀린 말은 아닌가 보다. 딸아이의 존재만으로도 나에게는 선물이며, 보물이기에 어떤 방법으로든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딸아이가 내게 주는 특별함은 행복으로 미소짓게 했다. 한 번의 눈웃음을 보기 위해 사탕을 가지고 둘만의 달콤한 거래를 한다. 삐죽거리는 입술과 투정 부리는 모습도 마냥 귀엽게만 보이는 딸아이, 그 모습을 보며 사탕봉지를 들고 슬며시 미소짓는 날들이 많아졌다. 서로 깔깔대며 행복한 날을 꿈꾸는 딸아이와 나의 마음은 캔버스에도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싱그러운 풀냄새 가득한 초원 위에 서로 팔베개를 해주는 일, 사랑하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고 세레나데를 부르는 일, 스카프를 하고 자전거를 타고 노는 일, 선글라스를 끼고 마구 달리는 휴일 등 소박한 일상을 담아보았다. 한 개의 막대사탕 하나 입에 물고 그 달콤함에 잠시 취해보는 것, 모두 소소하지만 행복을 만드는 마술 같은 일이다. 
 
 우리가 만나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이 캔버스 위에 행복으로 피어나는 게 좋다. 딸과의 추억이 때로는 왈칵 눈물을 쏟게도 하고, 뭉클한 감동으로 살포시 다가오기도 한다. 평범한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더디 가도 함께 가는 아빠 토끼와 행복이. 둘이서 함께 즐거운 붓질을 시작한다. 삶의 프레임 안에 행복한 동행을 위한 축제가 준비되었다. 여러 빛깔을 뿜어내는 딸아이와 이제 맘껏 즐겨야겠다. 
 
[작가 이력]
 
□ 송지호 宋志鎬 (song ji-ho) 
원광대학교 한국화과 졸업 및 동대학원 졸업
 
□ 개인전
2023.1 제31회초대개인전(아트리에 본사, 경기도 광주)
2023.1 제30회초대개인전(갤러리 벨라, 인천)
2022.12 제29회초대개인전(지후아트갤러리,전주)
2022.5 제28회개인전(하나아트,서울)
2022.4 제27회초대개인전(아트뮤제,서울)
2021.10 제26회개인전(꿈의숲미술관,서울)
2021.6 제25회개인전(하나아트,서울)
2021.4 제24회개인전(파르나스타워 제뉴인글로벌컴퍼니,서울)
2020.10 제23회개인전(공간지원기획)(숨갤러리,전주)
2019.3 제22회초대개인전(감본갤러리,부천)
2018.8 제21회초대개인전(소아르미술관,화순)
2018.7 제20회초대개인전(모모미술관, 삼례)
2018.4 제19회초대개인전(KEB하나은행 압구정PB센터.서울)
2018.4 제18회개인전(우진문화공간.전주)
2018.3 제17회개인전(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서울)
2018.1 제16회초대개인전(완주향토문화예술회관,삼례)
2018.1 제15회초대개인전(전라북도교육청,전주)
2016.6 제14회개인전(누벨백갤러리.전주)
2016.3 제13회개인전(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서울)
2015.6 기획초대전(숨갤러리.전주)
2014.9 제11회초대개인전(누벨백갤러리.전주)
2012.12 제10회개인전(전북예술회관.전주)
2012.6 제9회개인전(우진문화공간.전주)
2012.2 제8회개인전(인사아트센터B1.서울)
2011.10 제7회개인전(교동아트센터.전주)
2010.11 원갤러리 기획초대개인전(원갤러리.익산)
2006.8 제5회개인전(단성갤러리.서울)
2006.8 제4회개인전(소리문화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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