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을 녹이는 몸의 언어, 입춤의 깊은 울림

이순림 무용가

고태우 대표기자 | 입력 : 2026/01/11 [20:23]
 

   ◇ 입춤 교육하는 이순림 무용가

 
병오년 들어 동장군의 기세가 사나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무용교육장 안은 열기와 활기로 가득하다. 차가운 공기와는 대조적으로, 입춤을 배우기 위해 모인 무용인들의 눈빛과 몸짓에서는 뜨거운 열정이 쉼 없이 뿜어져 나온다. 
 
그 열정은 곧장 춤 동작으로 스며들어, 공간 전체를 살아 숨 쉬게 만든다.
 
 
□ 춤에 대한 표현은 실로 다양하다.
 
“발끝에서 시작된 박자가 온몸을 불태웠다”
“억눌린 감정이 동작 하나하나에 폭발하듯 쏟아졌다”
“흔들리는 몸짓마다 심장이 그대로 드러났다”
“공기를 베어내듯 팔이 휘둘러지고, 무대가 갈라졌다”
“움직임은 날카롭고도 잔혹할 만큼 선명했다”.
 
또한 전통춤의 깊이를 말하듯
“느린 동작 속에 쌓인 기운이 한순간에 터져 하늘을 울렸다”
“고요한 호흡 끝에서 춤은 의식처럼 시작되었다”
“한 걸음, 한 손짓마다 세월의 무게가 실려 있었다”
“땅을 딛는 발끝에서부터 기원이 하늘로 올려졌다”
“반복되는 동작 속에서 인간과 신의 경계가 흐려졌다”
“춤은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불러내는 것이었다”라는 말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처럼 춤은 인간과 그 무엇인가를 연결하는,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선이 아닐까. 입춤은 바로 그 선을 가장 정제되고 깊이 있게 드러내는 우리 춤의 근간이다.
 
 

   ◇ 쉼 시간

   

 
□ 입춤, 한국전통무용의 뿌리
 
입춤은 한국전통무용의 기본이 되는 춤이다. ‘입(立)’은 ‘서서 추다’라는 의미로, 서서 추는 춤이라는 뜻을 지닌다. 절제된 동작, 섬세한 손놀림, 그리고 우아하고 곧은 선의 표현이 입춤의 가장 큰 특징이다.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깊은 호흡과 내면의 에너지가 응축되어 있다.
 
입춤은 특히 김천흥 춤의 한국무용사적 이론적 배경과 역사적 의미를 품고 있으며, 김천흥 선생의 업적과 한국무용계에 끼친 영향, 그리고 전통적·전승적 보존의 가치를 함께 지닌 춤으로 평가된다.
 
□ “입춤은 마음을 비워 혼을 드러내는 춤”
 
태평 이순림 무용학 박사는 입춤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입춤은 마음을 비워 인간의 감정과 관계, 문화적 정체성까지 드러내는 심오한 표현의 춤입니다. 안정감 있는 동작 속에서 예술성이 돋보이며, 우리 춤의 ‘정·중·동’을 기본으로 즉흥성을 표현하는 춤이지요.”
 
이어 이 박사는 심소입춤에 대해 “김천흥 선생님의 『1969년 한국무용의 기본무보』에 실린 기본무와 살풀이 동작을 바탕으로, 한국전통춤의 기본 동작을 풀어내어 추어진 춤”이라며 “역사적으로 기록 가치가 매우 큰 중요한 춤”이라고 강조했다.
 

   ◇ 이순림 무용학 박사

 
□ 전통을 잇는 춤꾼
□ 太平 李順林 무용학 박사
 
이순림 박사는 한국전통춤의 보존과 전승에 평생을 바쳐온 무용가이자 연구자다. 현재 성남시생활무용협회 회장, 김천흥류 입춤보존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KDM ‘리’ 씨어터 대표로 활동 중이다. 또한 국가무형유산 제39호 처용무와 제92호 태평무 이수자로서 전통춤의 정통성을 몸소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도 KDM 한국춤문화연구원 이사장, 이순림무용단 예술감독, 성남시어머니 ‘횃불’ 무용단 예술감독 등 다양한 현장에서 우리 춤의 맥을 잇고 있으며, 여러 전통춤 보존회와 문화예술 단체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혹한의 겨울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몸의 언어, 입춤. 그 절제된 동작 속에서 우리는 시간과 역사, 그리고 인간의 혼이 이어지는 깊은 울림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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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태우 칼럼】
○ 신한뉴스ㆍ성남시민신문  대표기자 고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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